역사를 만나고, 우리의 오늘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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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용산 전쟁기념관 역사문화탐방
지난 9월 15일,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학생들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았습니다.
평소 교실에서 만나는 역사는 글과 사진 속에 머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가 실제 장소와 유물,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눈앞에 펼쳐지면 조금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책을 잠시 덮고, 역사가 남아 있는 현장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하늘은 이날의 나들이를 응원이라도 하듯 유난히 파랬습니다.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학생들은 웅장한 건물을 배경으로 가장 먼저 단체사진을 남겼습니다. 얌전히 서서 찍는 사진을 기대했다면 오산입니다. 누군가는 브이를 하고, 누군가는 하트를 만들고, 누군가는 앞에 드러눕기도 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을 기록했습니다.
우리 학교다운 단체사진 한 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전시관으로 곧장 들어가기에는 날씨가 조금 아까웠습니다.
전쟁기념관 야외 공간을 함께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친구들과 사진도 남겼습니다. 학교에서는 매일 보는 얼굴인데 장소가 달라지니 또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선생님의 “모이세요!”보다 친구들의 “여기 봐!”가 훨씬 효과가 좋았습니다.

즐겁게 사진을 남긴 뒤에는 본격적으로 전쟁기념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전시실에는 한국이 지나온 전쟁의 역사와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문서, 무기와 군사 장비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몇 줄의 문장으로 지나쳤던 역사가 실제 물건과 기록으로 눈앞에 나타나자 학생들의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느려졌습니다.

특히 실제 크기의 군용기와 각종 군사 장비 앞에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크기를 가늠해 보기도 하고, 설명을 읽어 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연도와 사건의 이름을 기억하는 일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 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전시물을 하나씩 마주하면서 학생들도 전쟁이라는 사건 뒤에 있었을 수많은 사람과 삶을 조금씩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역사문화탐방은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에는 고려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한국’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진 나라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태어난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부모와 조부모의 뿌리가 이어진 곳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새롭게 삶을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한국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은 단순히 한 나라의 과거를 공부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곳을 이해하고, 나와 이곳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발견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물론 하루의 모든 순간이 진지했던 것은 아닙니다.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고, 많이 걷고, 웃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학생들의 기억에는 전시물의 이름보다 이날 친구와 함께 찍었던 사진 한 장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좋은 배움은 언제나 책상 앞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친구들과 함께 걸었던 길, 처음 마주한 역사, 전시물 앞에서 잠시 멈춰 바라보았던 순간들이 쌓여 언젠가 학생들이 한국이라는 사회를 이해하는 작은 조각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전쟁기념관 역사문화탐방을 통해 학생들은 한국의 과거를 만나고,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오늘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그것이면 이번 여행은 충분히 의미 있지 않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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